[한경에세이] 부모 애착이 청소년에 주는 메시지

입력 2024-03-12 18:34   수정 2024-03-13 00:13

청소년기의 대표적 자아중심성으로 ‘상상적 청중’과 ‘개인적 우화’가 있다. 전자는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고, 후자는 위험한 행동을 해도 자신은 특별한 존재여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청소년의 머릿속에서는 게임이나 가상세계가 현실처럼 자연스럽기에 생기는 일이다.

자아중심성에 기반을 둔 청소년의 특별한 행동도 넓게 보면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독립성을 구축해 나가려는 몸부림의 발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청소년을 향한 오해가 많다. ‘중2병’ 또는 ‘미성년자가 저런 행동을…’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사춘기·반항기의 청소년을 환자처럼 보면 포용성은 그만큼 낮아지고 청소년은 쉽게 상처받는 유리병이 되고 만다. 상처받아 깨진 청소년은 타인과 사회를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애착 대상이 있다면 이들은 사회에 활력을 주는 존재가 된다.

부모와의 초기 애착 수준은 청소년의 전 생애가 건강할지, 병리적일지를 판별하는 중대한 기준이 된다. 부모와 자녀 간 애착 형태로는 애정, 적대, 자율, 통제 또는 독재, 허용, 권위 등이 있다. 부모·자녀 간 적대적 관계가 처음부터 존재했겠느냐마는,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방어기제를 전이시켜 소유물로 여기고 성취만을 강요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평소 자녀의 행동 범주를 예단하고 성적, 진로 등을 압박하면서 ‘이 모든 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고 하는 부모가 있다. 이들은 자신을 합리화하는 동시에 자녀를 억압하고 동일시한다. 과하면 소통하지 못하고 앙금만 쌓이거나,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방임하는 관계가 돼 신뢰 애착의 거리를 좁히기 매우 어렵다.

신뢰 애착의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은 독립적으로 살기 어렵다. 무거운 짐에 짓눌려 갈등, 따돌림, 고립, 은둔과 같은 불편한 자아중심성 행동을 하거나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세상과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청소년기 자녀와의 애착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자녀가 위기청소년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려는 부모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녀와 신뢰에 기반한 애착을 구축하는 능력을 부모가 됐다고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은 분명 아니기에,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부모에서 합리적인 부모, 신뢰에 기반한 부모 되기라는 구체적인 방법도 배워 알아야만 하는 그런 시대다.

애착은 타인과 원만한 관계성,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자양분이다. 부모가 마음의 소통으로 신뢰 애착의 방법을 찾는 노력을 많이 할수록 자녀는 상처 없는 유리병이 되고 튼실한 자아중심성을 갖춘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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